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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증

술에 취하는 과정, 한 잔만 마시는 건 괜찮을까?

by 호해 주인장 2022. 9. 17.

사람들과 즐기기 위해, 슬픔을 위로하거나 떠나보내기 위해, 혹은 그냥 모일 때 찾게 되는 술. 술을 마시게 되면 알딸딸한 기분과 함께 취기가 올라오고 살짝 몽롱해지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술에 취하는 과정을 한 번 알아볼까요? 그리고 정말 한 잔만 마시는 건 건강에 괜찮을까요?

술에 취하는 과정

술은 에탄올을 음료화한 것으로 우리나라 주세법에서는 알코올이 1% 이상 함유되었을 때 이를 주류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술을 먹게 되면 위에서 일부 흡수가 되고 소장에서 대부분 흡수됩니다. 점막을 통해서 혈관으로 확산한 알코올은 체내를 순환하다가 간으로 이동해 대사됩니다. 우리 몸에서 알코올을 독성으로 판단하고 이를 간에서 분해하는 것이죠.

간에는 ADH(알코올 탈수소효소)와 ADHL(아세트알데하이드 탈수소효소)이라는 두 효소가 있습니다. 우선 알코올이 ADH에 의해서 아세트알데하이드로 분해됩니다. 아세트알데하이드는 다시 ADHL에 의해 아세트산과 물 이산화탄소 등으로 분해되면서 술기운이 사라지게 됩니다.

이때 아세트알데하이드가 강한 독성을 가지고 있어서 간에 남아있게 되면 안면에 홍조가 생기고 두통과 메스꺼움 구토 등의 숙취를 유발하게 됩니다. 취한다는 것이죠. 이때 사람마다 알코올을 분해하는 효소들의 양이 다르고 활성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주량의 차이가 생기는 것입니다.

술은 억제제?

중학교 때 체육 시간인가 보건 시간인가 술과 담배에 관해 배운 적이 있었습니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을 떠올리면 연기를 머금고 뱉으며 호흡을 가다듬고 안정적인 모습이었고, 술을 마시는 사람을 떠올리면 텐션이 올라가고 흥이 돋는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반대로 담배는 중추신경 흥분제, 술(알코올)은 중추신경 억제제(진정제)라는 사실이 이해가 잘 가지 않았었습니다.

하지만 뇌에서 논리적인 사고를 담당하는 부분이 먼저 억제되면서 판단이 흐려지고 쉽게 흥분한 것처럼 보이게 되는 것입니다. 더 마시면 시력도 저하되고 말도 느려지고 졸음도 옵니다. 아래는 대한보건협회와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에서 발표한 혈중알코올농도에 따른 변화 과정을 정리한 것인데 이걸 보면 확실히 술이 억제 및 진정제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0.02~0.05% : 판단과 감정 조절 능력이 저하되고 시력이 다소 저하됩니다.
0.06~0.10% : 자제력과 균형감각을 상실하고 반응 시간이 증가합니다. 운동 기능을 조절하는 능력이 떨어집니다.
0.11~0.29% : 판단력과 균형감각이 뚜렷하게 상실되고 무반응, 명암순응 시간이 지연됩니다.
0.3% 정도: 기억력 상실과 의식 장애가 발생하고 필름이 끊기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빈도가 증가하면 뇌 신경은 반복적으로 손상을 입고 영구적인 기억장애 가능성도 증가합니다.
0.4% 정도 : 호흡마비나 심장마비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0.5% 정도 : 사망률이 50%에 이릅니다.

점점 신체와 뇌의 기능이 억제되는 것을 볼 수 있죠.

조금만 마시는 건 괜찮을까?

술을 조금만 마시면 혈액순환에도 좋고 어떤 막걸리나 와인은 항암효과도 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신빙성이 떨어지며 효능이 미비하여 신체에 큰 효과가 없다고 합니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주 소량의 음주 행위라도 아예 음주하지 않는 사람보다 암에 걸릴 가능성이 무조건 크게 높아진다고 합니다. 국제암연구소(IARC)는 술을 담배와 같은 등급인 1급 발암물질로 정의했고, 구강암, 인후암, 후두암, 식도암, 간암, 유방암, 직장/대장암을 음주로 인해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암으로 규정했습니다. 아세트알데하이드는 세포와 DNA는 물론, 이를 90% 이상 해독시키는 간까지 손상하죠.

기분 내려고 먹는 술, 몽롱해지는 기분에 잠시 걱정을 잊게 해주지만 잠시 잊을 뿐 궁극적으로 벗어나진 못합니다. 더구나 중독성까지 있어 술에 의지하게 되면 더욱 끊기가 힘들어집니다. 술 마시기 전에 다시 한번 위의 내용들을 곱씹어본다면 어떨까요? 절주와 금주를 위해 노력해보아요.

코로나 학번이라 술을 마실 기회가 많이 없었지만, 앞으로도 잠깐 기분 좋자고 마시는 건 자제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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