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과소비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언제 한 번 로퍼가 필요하겠다 싶어서 인터넷에 잠깐 검색한 이후로 인스타그램에서 계속해서 로퍼 광고가 나온 일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진짜 나에게 필요한 제품인 것 같다는 생각은 강해졌고, 결국 구매하게 되었죠. 그리고 1년 동안 두 번 신었습니다. 네, 결과적으로 비합리적인 소비였습니다.
저는 왜 이렇게 광고에 이끌려 비합리적인 소비를 하게 된 것일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소비는 감정이자 무의식이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입니다.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소비는 무의식이다
우리의 행동 중 많은 부분은 무의식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소비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들은 의식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95% 이상이 무의식에 의해 결정되죠. 우리는 오감을 통해서 상품에 대한 자극을 느낍니다. 그리고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구매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죠. 광고를 보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의식이 구매로 이어진 경우에는 의식으로 합리화를 시작합니다. 이미 일어난 결정에 대해서 인간은 손해 봤다고 생각하기보다는 그 결정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한 마디로 무의식으로 사고 의식으로 합리화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무의식을 파고드는 것이 어쩌면 마케팅의 핵심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기술의 발전으로 데이터의 활용이 늘어나게 되면서 우리는 맞춤형 광고에 계속해서 노출됩니다. 스마트폰을 하는 대부분의 시간 동안 계속해서 광고를 접하게 되죠. 물건을 보면 마음이 생겨난다는 견물생심이 우리를 계속해서 소비하도록 부추깁니다. 저는 계속해서 노출되는 로퍼를 보며 사고 나면 잘 신을 것 같다고 생각했고, 결국 구매를 결정했죠.
브랜드
따라서 브랜드는 우리의 무의식 속에 자리 잡는 걸 목표로 합니다.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를 통해 내가 그 브랜드를 소비할 때 그 가치관을 공유하고 나를 나타낼 수 있는 수단으로 자리 잡죠. 그리고 그렇게 자리 잡은 브랜드의 제품을 보는 우리들은 무의식적으로 구매 결정까지 내립니다.
소비는 감정이다
우리가 소비할 때 합리적으로 구매를 결정하는 사람보다 감정에 지배되어 구매를 결정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계속해서 가계부를 작성하고 소비 습관을 들여다보고 피드백하지 않으면 합리적인 소비 습관을 만든다는 것은 어림도 없죠. 마케팅은 계속해서 연구하고 어떻게 하면 우리의 소비 버튼을 누를 수 있을지 고민합니다. 여기에는 감정도 포함되죠. 런던대 펀햄 교수는 불안할 때와 우울할 때 우리는 더 소비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불안할 때
불안한 감정은 소비를 부추깁니다. 로버트 치알다니의 설득의 심리학에 나오는 희귀성의 원칙과 비슷합니다. 한정 판매와 마감 시간 전략 등이 포함되죠. 실제로 홈쇼핑에서 다 팔릴 것 같은 마음을 주며 매진 임박 등의 문구를 언급할 때마다 판매량이 치솟는다고 하는데요. 이럴 때는 소유 가치와 사용 가치를 분명히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품을 원하는 이유가 사용 가치(먹거나 마시거나 쓰거나 등)에 있다면 제품의 희귀성이 사용 가치를 높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이죠.
학원도 '다른 사람들은 다 다니는데 나만 안 다니면, 내 자녀만 안 다니면'이라는 가정으로부터 생성되는 불안함을 적극적으로 이용하죠. 안심하기 위해서 소비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또래 사람들의 눈치도 많이 봅니다. 노스페이스 패딩과 롱 패딩 등이 유행을 탔듯, 우리는 유사한 사람들의 사회적 증거를 따르려는 편향이 있습니다. 살아남기 위해 생긴 모방과 소속되고자 하는 마음이죠.
우울할 때
하버드대에서 진행한 감정과 의사 결정에 대한 재밌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슬픈 비디오를 본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같은 물건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자 하는 의사를 밝혔다는 것입니다. 슬픈 감정이 평소보다 더 간절히 물건을 가지고 싶어지게 만들고 더 큰 비용을 지불하게끔 만든 것이죠.
웃긴 사실은 그 결과를 말해주자 슬픈 비디오를 본 사람들은 불쾌하게 생각했다는 것입니다. 의식적인 행동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슬픔은 상실감과 공허함을 만들고, 그걸 채우려는 욕구가 무의식적으로 자리 잡은 것입니다.
낮은 자존감도 소비를 부추기는 또 다른 원인입니다. 나의 가치를 높여줄 물건을 찾게 되면서 소비로 이어지죠. 좋지 않은 기분을 부풀리기 위해, 남들이 보기에 좋게 만들기 위해 자신을 치장합니다. 현실 자아와 이상 자아의 간극을 메우기 위해 자기 계발하는 긍정적인 방식은 어렵지만, 소비는 그 간극을 바로 메워주며 비교적 쉽죠. 오히려 마음까지 부자인 사람들은 그렇게 소비에 큰 감흥을 느끼지 않는 것 같습니다. 나 자신을 사랑해야 합니다.
결론
오늘은 왜 과소비, 비합리적인 소비를 하게 되는지 알아봤습니다. 소비는 감정이고 무의식이기 때문입니다. 합리적인 소비를 위해서는 귀찮아도 내 소비를 들여다보는 습관을 들여야합니다. 현금은 내고 돌려받지 않지만 카드는 내고 돌려받기 때문에 뇌가 손실을 보지 않는다고 생각한답니다. 요즘에는 간편결제까지 있으니 더욱 쉽게 소비하게 되죠.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의식적으로 소비할 수 있게 노력해야 합니다.
주변에 가계부 작성하시는 분들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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