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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증

이란 반정부 시위는 왜 시작됐을까? - 아미니의 죽음과 히잡

by 호해 주인장 2022. 9. 30.

약 2주 전, 이란의 수도 테헤란 지하철에서 나오다가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고 종교경찰의 단속에 걸린 여성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이란 쿠르드족 22세 마흐사 아미니인데요. 그 자리에서 체포되어 끌려가 조사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몇 시간 만에 의식을 잃었고 병원으로 실려 갔지만 3일 뒤 사망했습니다. 이에 경찰은 심장마비라고 했지만 유족은 평소 아미니가 건강했다고 반박했습니다. 따라서 히잡 의문사로부터 시위가 시작됐죠.

이러한 반정부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정부가 무력으로 진압하며 사망자도 늘고 있습니다. 지난 2009년 이후로 최대 규모로 번지고 있다고 하는데, 최소 70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왔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히잡은 왜 쓰는지부터 반정부 시위가 왜 크게 번지고 있는지 알아봅시다.

히잡이란?

히잡은 아랍어로 가린다는 뜻으로 보통 머리와 가슴 일부를 가리는 두건 형태를 말합니다. 넓은 의미에서는 무슬림 여성이 신체를 가리기 위해 사용하는 모든 형태의 의복을 지칭하기도 합니다. 어깨에 살짝 닿는 샤일라, 어깨까지 모두 덮는 알 아미라, 둥근 천으로 어깨와 가슴을 가리고 얼굴만 보이는 키미르 등이 있습니다.

히잡을 쓰는 이유

히잡은 다양한 이유에서 씁니다. 종교적 의무나 정숙한 여성의 표상, 남성으로부터의 보호, 이슬람적 가치 등이 있습니다. 사실 이슬람의 쿠란에서는 남녀평등을 추구합니다. 따라서 히잡 자체는 억압과 성차별의 상징이 아닙니다. 이슬람의 신자를 무슬림이라고 하는데, 무슬림 여성들 사이에서도 히잡 착용에 대해 지지자와 반대자가 나뉘죠.

대부분 무슬림 여성들은 종교적 신념에 따라 자유 의지로 몸을 감추는 것이며 히잡 자체가 본인을 구속하는 건 아니라고 합니다. 이슬람을 믿지 않는 문화권에서는 억압하는 상징으로 보지만 섣부른 일반화는 잘못된 행동입니다. 프랑스에서 2003년에 교내에서 무슬림 여성들이 히잡을 못 쓰게 하자 이에 반발했을 만큼 히잡은 무슬림 여성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법과 사회와 정부가 그들을 억압하고 차별합니다. 히잡을 거부하면 이를 처벌하고, 남녀 차별이 만연합니다. 무슬림 사이에서도 히잡 착용에 지지자와 반대자가 있는 만큼 히잡을 쓰는 건 스스로 선택하게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히잡을 안 썼다고 잡혀가는 이유

1979년 이란은 부패와 독재를 무너뜨린 이슬람 혁명으로 이슬람 교리를 정치 및 사회적으로 따르는 신정 국가가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이란에서는 만 9세 이상의 모든 여성은 공공장소에서 히잡을 써야 한다는 법이 만들어졌습니다. 나라마다 나이 기준은 다르지만 보통 초경 후에 쓰기 시작합니다. 이에 계속해서 반대의 목소리가 있었고 커져 왔는데 이번 아미니의 죽음이 시위에 불을 붙였습니다.

시위 전개와 전망

여성들이 주체가 되어 시위를 전개하고 다양한 계층과 지위의 남녀들이 시위에 동참했습니다. 히잡을 벗어 불태우고 시위대 가운데서 히잡을 벗은 여성이 춤을 추거나 남녀가 손을 잡고 데이트하는 등 대담한 행동들을 보였습니다. 이에 대한 무력 진압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실탄을 시위대에게 직접 발사하는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습니다.

전문가는 후진적 행정과 엄청난 물가 상승, 장기간 제로에 가까운 경제 성장 등으로 더 이상 잃을 게 없는 상황이 시위를 더욱 거세지게 만들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투표는 하지만 종교 우위의 독재체제를 지속해왔습니다. 21년도에 당선된 라이시 대통령은 이슬람 원칙을 철저히 따라야 한다며 단속을 강화하고 심하게 억압했습니다. 국제적으로도 많은 나라에서 무고한 사람들에 대한 폭력은 용납할 수 없다며 시위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무고하게 희생당하는 이들이 자유를 쟁취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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